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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오직 예수 그리스도
세상살이/시

등잔

by 어린양01 2009. 4. 28.

 

 


등잔

심지를 조금 내려야겠다
내가 밝힐 수 있는 만큼의 빛이 있는데
심지만 뽑아 올려 등잔불 더 밝히려 하다
그으름만 내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
잠깐 더 태우며 빛을 낸들 무엇하랴
욕심으로 타는 연기에 눈 제대로 뜰 수 없는데
결국은 심지만 못 쓰게 되고 마는데

들기름 콩기름 더 많이 넣지 않아서
방안 하나 겨우 비추고 있는 게 아니다
내 등잔이 이 정도 담으면
넉넉하기 때문이다
넘치면 나를 태우고
소나무 등잔대 쓰러뜨리고
창호지와 문설주 불사르기 때문이다

욕심 부리지 않으면 은은히 밝은
내 마음의 등잔이여
분에 넘치지 않으면 법구경 한 권
거뜬히 읽을 수 있는
따뜻한 마음의 빛이여


- 모셔온글 -



- 느낌한마디 -


환하지는 않았지만
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

볼 수 있게 했던 등잔불은
밤하늘의 별도, 반딧불도..
함께 빛나게 했지요.


등잔불처럼
넘치지 않는 빛으로
서로를 따뜻하게 보듬는 일..
우리의 사랑도 인생도
그 정도만 빛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.


 
 
 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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