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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살이/시

홀로서기..서정윤

by 어린양01 2013. 12. 26.


      ♡홀로서기..서정윤♡

      홀로서기1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,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.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,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, 날리는 아득한 미소.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.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,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.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,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,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.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.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

     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

     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......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,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.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<움찔> 뒤로 물러난다.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떨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.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,

     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.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.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.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.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.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<이번에는> <이번에는> 하며 여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.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나의 삶,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.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.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.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.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. 부리에,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.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<홀로 서기>를 익혀야 한다.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.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.

     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,

     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.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<이것이다> 하며 살아가고 싶다.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. 홀로서기2 1 추억을 인정하자.

      애써 지우려던 내 발자국의 무너진 부분을 이제는 지켜보며 노을 맞자. 바람이 흔들린다고 모두가 흔들리도록 버려 둘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또 잊어야 했나?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육신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. 내 가슴에 쓰러지는 노을의 마지막에 놀라며 남은 자도 결국은 떠나야 한다. 2 아무도 객관적인 생각으로 남의 삶을 판단해선 안 된다. 그 상황에 젖어보지 않고서 그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가졌던 그 숱한 고통의 시간을 느껴보지 않고서, 그 누구도 비난해선 안 된다. 너무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지만 그래도 가슴 아득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절망은 어쩔 수 없고 네 개의 가시로 자신은 완전한 방비를 했다면 그것은 가장 완전한 방비인 것이다. 3 나로 인해 고통 받는 자 더욱 철저히 고통하게 해 주라. 고통으로 자신이 구원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남이 받을 고통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.

      아닌 것은 아닌 것일 뿐 그의 고통은 그의 것이다. 그로 인해 일어난 내 속의 감정은 그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 뿐 아닌 것은 언제나 아닌 것이다. 그로 인한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은 옳은 길을 걸은 것이다. 4 나의 신을 볼 얼굴이 없다.

      매일 만나지도 못하면서 늘 내 뒤에 서 있어

      나의 긴 인생길을 따라다니며 내 좁은 이기심과 기회주의를 보고

      웃으시는 그를, 내 무슨 낯을 들고 대할 수 있으리. 부끄러움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지만 자랑스레 내어 놓을 것이라곤 하나도 없기에

      좀더 살아 자랑스러운 것 하나쯤

      내어 보일 수 있을 때가 되면 자신있게 신을 바라보리라지만, 언젠가 되어질지는,

      아니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겠기에 <나>가 더욱 작게 느껴지는 오늘 나를 사랑해야 할 것인가, 나는. 5 나,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에 대한 질책으로 어두운 지하 심연에 영원히 홀로 있게 된대도 그 모두 나로 인함이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으리.

      내 사랑하는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나, 유황불에 타더라도 웃으려고 노력해야지. 내가 있는 그 어디에도

      내가 견디기에는 너무 벅찬데

      나를 이토록 나약하게 만든 신의 또다른 뜻은 무엇일까

      홀로서기 3 1 보고싶은 마음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유난히 맑다. 늘상 시행착오 속에 살면서 나를 있게해 준 신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숱한 밤을 밝혀도 아직도 나는 나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. 2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역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다.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지만 발길을 막고 있는 건

      내 속에 나 혼자 있는게 아니기 때문인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나서는 풀씨들만큼 충실한 씨앗이 되지 못했다. 그리움이 익으면 별이 된다고 내 속에서 빛나는 건

      미처 못 지운 절망의 아픔들

      아직도 눈을 뜨고 있다. 3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 있다.

     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.

      혼자 불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

     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.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,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. 4 내가 준 고통들이 지금 내가 안고 궁그는 아픔보다 더 크고, 그럴지라도 그 맑은 미소가 다시 피어나길 기도하는 것조차 알량한 자기 위안일 뿐

      나에게 손 내밀어 줄 신이 정말 있을까.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숱한 다짐들이 어떤 바람에도 놀라게 한다. 굳건히 설 수 있을 때까진 잊어야지 내 속에 흐르는 강물이

      결국은 바다로 간다는 걸 깨닫기 까지. 5 나는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.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모두 돌아볼 수 없도록 참담하고

      흔들리는 인간이 흔들리는 나무보다 약하다. 지하도를 빠져나오는 느낌이 모두 같을지라도

      바람부는 날 홀로 굳건할 수 있다면 내 속에 자라는 별을

      이제는 하늘로 보내 줄 수 있을텐데 아직도 쓰러져 있는그를 위해 나는 꽃을 들고 있다. 6 술잔 속에서 그대가 웃고 있을 때, 나는노래를 부른다, 사랑의 노래를. 보고 싶은 마음들은 언젠가 별이 되겠지 그 사랑을 위해 목숨 걸 때가 있다면 내 아픔들을 모두 보여주며

      눈물의 삶을 얘기 해야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을 위해 썩어지는 육신을 위해 우리는 너무 노력하고 있다. 노을의 붉은 빛을 닮은 사랑의 얼굴로 이제는 사랑을 위해 내가 서야 한다. 서 있어야 한다. 7 안다. 너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나만은 그 아픔을 느낄수 있기에 말하지 않는다. 절망조차 다정할 수 있을 때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라. 흔들리는 억새풀이 애처롭고

      그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는 들꽃이 더욱 정겹다. 그냥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사랑하기 위해 애쓰자.

      사랑없는 삶으로 우리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. 내 꿈으로 띄운 별이 이제는 누구의 가슴에 가 닿을지를 고민하지 말아야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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